인공지능 모델을 학습시키기 위해서는 대량의 데이터와 막대한 연산 자원이 필요합니다. 하지만 모든 문제마다 처음부터 AI를 새로 학습시키는 것은 비효율적이며 자원 낭비가 큰 방식입니다. 이를 극복하기 위한 접근법이 바로 전이학습(Transfer Learning)입니다.
전이학습은 말 그대로 이미 학습된 모델의 지식을 새로운 문제에 ‘전이(Transfer)’시켜 재활용하는 방식입니다. 이 개념은 특히 자연어 처리(NLP), 컴퓨터 비전(CV) 등 방대한 데이터가 필요한 분야에서 큰 효과를 발휘하고 있으며, 최근에는 사전학습 모델(Pretrained Model)을 활용하는 것이 업계의 표준처럼 자리잡고 있습니다.
이번 글에서는 전이학습의 기본 개념부터 사전학습 모델이 어떻게 활용되는지, 그리고 이 두 가지 접근 방식이 AI 개발의 패러다임을 어떻게 바꾸고 있는지를 구체적으로 살펴보겠습니다.
전이학습의 개념: AI 모델도 '배운 걸 활용할 수 있다'
전이학습(Transfer Learning)이란, 기존 문제를 해결하며 얻은 모델의 지식(가중치, 특징 추출 등)을 새로운 문제에 적용하는 학습 방식입니다. 즉, 새 모델을 처음부터 학습시키는 것이 아니라, 이미 학습된 모델의 일부 또는 전부를 기반으로 새로운 문제에 맞게 조정하는 방식입니다.
● 전이학습의 원리
전이학습은 일반적으로 다음과 같은 절차로 진행됩니다:
사전 학습(Pretraining): 대규모 일반 데이터셋(예: ImageNet, Wikipedia 등)을 기반으로 강력한 AI 모델을 먼저 학습시킵니다.
특징 전이(Feature Transfer): 이 사전학습된 모델에서 추출된 중간 결과나 가중치를 다른 문제에 재활용합니다.
미세 조정(Fine-Tuning): 새로운 데이터셋을 사용해 모델을 소폭 수정하여 특정 작업에 맞게 성능을 최적화합니다.
예를 들어, 고양이·강아지 사진을 구분하는 모델을 학습시킨 후, 이 모델의 가중치를 바탕으로 호랑이·사자를 분류하는 작업에 활용하는 식입니다. 이때 이미지의 윤곽, 모양, 질감 등을 감지하는 초기 레이어의 특성은 그대로 두고, 최종 레이어만 수정하거나 추가 학습하는 것이 일반적입니다.
● 전이학습의 장점
데이터가 적어도 성능 확보 가능
새로운 작업에 필요한 데이터가 부족한 경우에도, 기존 모델의 지식을 활용하면 좋은 결과를 얻을 수 있습니다.
학습 속도 단축
모델을 처음부터 학습하는 데 비해 훨씬 빠르게 학습이 완료됩니다.
일반화 능력 향상
다양한 데이터에 노출된 사전학습 모델은 과적합 없이 더 폭넓은 상황에 대응할 수 있는 능력을 갖추게 됩니다.
사전학습 모델(Pretrained Model)의 부상과 구조
전이학습이 가능하기 위해서는 기본적으로 잘 학습된 모델, 즉 사전학습(pretrained) 모델이 필요합니다. 이 모델은 방대한 데이터와 자원으로 미리 학습되어, 다양한 downstream 작업에 재사용 가능한 형태로 제공됩니다.
● 사전학습 모델의 예시
컴퓨터 비전 분야
VGGNet, ResNet, Inception
ViT (Vision Transformer)
자연어 처리 분야
BERT (Bidirectional Encoder Representations from Transformers)
GPT 시리즈 (Generative Pre-trained Transformer)
RoBERTa, T5, XLNet 등
이들 모델은 대개 오픈소스로 공개되어 있으며, 연구자와 개발자는 이 모델을 다운로드한 뒤 자신의 데이터에 맞게 부분 수정(fine-tuning)하여 활용합니다.
● 사전학습 모델의 구조적 특징
사전학습 모델은 일반적으로 다음과 같은 구조로 이루어져 있습니다:
입력 임베딩 층: 텍스트나 이미지를 수치 벡터로 변환
특징 추출기(Backbone): 핵심 패턴을 학습하고 추론
작업별 출력층(Task Head): 분류, 회귀, 생성 등 목적에 맞는 결과 생성
사용자는 이 중 Backbone은 그대로 유지하고, Output Layer만 재학습하거나, 필요에 따라 전체를 조금씩 미세 조정합니다.
전이학습의 실제 활용 사례와 적용 방식
전이학습과 사전학습 모델은 실제 다양한 산업 현장과 연구 개발 분야에서 매우 널리 활용되고 있습니다. 특히 데이터 수집이 어렵거나 비용이 많이 드는 영역에서는 필수적인 전략으로 자리잡았습니다.
● 활용 분야별 사례
의료 영상 분석
폐 CT 스캔을 분석하는 데 ImageNet으로 학습된 ResNet 모델의 하위 계층을 활용. 의료 영상 데이터는 수집과 라벨링이 어려운 만큼, 전이학습으로 성능을 확보합니다.
자연어 처리(NLP)
GPT-3나 BERT와 같은 대형 언어 모델을 기반으로 기업 고객상담 챗봇을 구축하거나, 계약서 자동 분류, 감성 분석 등에 활용합니다.
자율주행
실제 도로 영상에 대한 인식 모델을 훈련할 때, 기존의 객체 검출 모델(YOLO, Faster-RCNN 등)을 사전학습 모델로 사용해 빠르게 결과를 냅니다.
농업·환경 모니터링
위성 이미지 분석에 사전학습된 CNN 모델을 활용하여 병해 감지, 작물 분포 분석 등의 작업을 수행합니다.
● 전이학습의 전략 선택
전이학습을 적용할 때는 보통 다음 중 하나의 전략을 사용합니다:
Feature Extraction (특징 추출)
사전학습된 모델의 중간 출력값을 고정된 특징으로 사용하고, 별도의 분류기를 학습합니다.
Fine-Tuning (미세 조정)
전체 또는 일부 레이어의 가중치를 업데이트하며 모델 전체를 조정합니다.
Layer Freezing (층 고정)
성능과 계산량을 절충하기 위해 일부 층은 고정시키고, 일부만 학습합니다.
이러한 전략은 데이터의 양, 문제의 복잡도, 사용 목적에 따라 선택이 달라질 수 있습니다.
전이학습(Transfer Learning)은 인공지능이 기존에 학습한 지식을 새로운 문제 해결에 응용할 수 있도록 해주는 효율적이고 강력한 학습 전략입니다. 이를 가능하게 해주는 핵심이 바로 사전학습 모델(Pretrained Model)이며, 오늘날의 AI 산업에서 없어서는 안 될 기술 기반이 되었습니다.
전이학습은 단지 학습 속도를 높이고 자원을 절약하는 데 그치지 않습니다. 더 나아가 소규모 데이터 환경에서도 높은 정확도를 확보할 수 있는 가능성을 열어주며, 다양한 산업에 AI를 보다 빠르고 쉽게 도입할 수 있는 길을 열어주고 있습니다.
앞으로도 더 많은 사전학습 모델이 공개되고, 전이학습 전략이 정교해질수록, AI는 더욱 다양한 영역에서 빠르게 확산될 것입니다. 전이학습을 이해하는 것은 단지 한 가지 기술을 배우는 것이 아니라, AI 개발과 활용의 미래 방향을 꿰뚫는 핵심 통찰이라고 할 수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