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스로 학습하는 인공지능의 두뇌를 이해하다
인공지능(AI) 기술이 점점 더 인간의 행동을 닮아가고 있습니다. 특히, 목표를 설정하고 시행착오를 거쳐 스스로 최적의 방법을 찾는 학습 방식은 인간의 학습과 매우 유사한데요. 바로 이러한 학습 방법이 강화학습(Reinforcement Learning, RL)입니다.
강화학습은 인간이 환경을 탐색하고 시행착오를 통해 더 나은 결정을 내리는 과정과 닮아 있어, 게임, 로봇 제어, 자율주행, 금융 등 다양한 분야에서 그 잠재력이 주목받고 있습니다. 딥마인드의 알파고(AlphaGo)가 인간 프로 바둑 기사를 이긴 사건은 강화학습의 실질적인 가능성을 대중에게 처음 각인시킨 대표 사례였습니다.
이번 글에서는 강화학습의 기본 개념과 작동 원리를 살펴보고, 실제 적용 사례인 알파고와 로봇 제어의 예시를 통해 강화학습이 어떻게 활용되고 있는지를 알아보겠습니다.
강화학습의 기본 개념: 에이전트, 환경, 보상
강화학습은 마치 게임을 플레이하는 것과 비슷한 구조로 이루어져 있습니다. 에이전트(agent)가 환경(environment)과 상호작용하며 행동(action)을 선택하고, 그 결과로 보상(reward)을 받습니다. 이를 반복하며 에이전트는 어떤 행동이 보상을 극대화하는지 학습하게 됩니다.
● 에이전트(Agent)
에이전트는 강화학습의 주체로, 결정을 내리고 행동을 수행하는 인공지능입니다. 예를 들어, 체스 게임에서 플레이어, 로봇 제어에서 로봇 팔, 주식 거래 알고리즘 등 모두 에이전트에 해당합니다.
에이전트는 매 시간마다 자신의 상태(state)를 파악하고, 그 상태에서 할 수 있는 행동들 중 하나를 선택하여 수행합니다.
● 환경(Environment)
환경은 에이전트가 상호작용하는 외부 세계입니다. 에이전트가 행동을 취하면, 그 결과가 반영되는 대상이 바로 환경입니다. 예를 들어, 체스판, 실험실의 물리적 공간, 자율주행 자동차가 달리는 도로 등이 환경이 됩니다.
환경은 에이전트의 행동에 따라 상태를 변경하고, 그에 대한 피드백(보상과 다음 상태)을 제공합니다.
● 보상(Reward)
보상은 에이전트가 특정 행동을 했을 때 얼마나 잘했는지 평가해주는 수치적 신호입니다. 보상이 크면 바람직한 행동이었다는 뜻이고, 보상이 낮거나 음수면 잘못된 행동이라는 의미가 됩니다.
에이전트는 보상을 최대화하기 위해 다양한 시도를 반복하며 점차 더 나은 전략을 찾아냅니다. 이처럼 보상을 기반으로 학습을 진행한다는 점이, 강화학습이 지도학습이나 비지도학습과 구별되는 가장 큰 특징입니다.
강화학습의 학습 방식과 주요 알고리즘
강화학습은 상태, 행동, 보상, 정책(policy), 가치(value) 등의 개념을 기반으로 한 수학적 틀 위에서 작동합니다. 기본적인 구조는 Markov Decision Process (MDP)로 설명되며, 다양한 알고리즘이 존재합니다.
● 탐험과 활용의 균형
강화학습의 핵심 과제 중 하나는 탐험(exploration)과 활용(exploitation)의 균형을 잡는 것입니다. 아직 시도해보지 않은 행동(탐험)을 해보는 것이 더 나은 결과로 이어질 수도 있지만, 이미 높은 보상을 얻은 행동(활용)을 반복하는 것이 더 안정적인 선택일 수 있습니다.
이 두 가지를 조화롭게 조절하는 것이 효과적인 학습의 관건입니다.
● 대표적인 알고리즘
Q-learning: 상태-행동 쌍의 가치를 저장하는 테이블을 학습하여 최적 정책을 도출하는 방법입니다. 보상이 누적될수록 더 나은 행동을 선택할 수 있게 됩니다.
SARSA: Q-learning과 유사하지만, 실제로 선택한 행동을 기준으로 업데이트를 하기 때문에 현실적인 시나리오에 더 적합할 때가 많습니다.
정책 기반 방법(Policy Gradient): 정책 자체를 직접 학습하는 방식으로, 연속적인 행동 공간에서 효과적입니다. 대표적으로 REINFORCE, PPO(Proximal Policy Optimization) 등이 있습니다.
DQN(Deep Q-Network): 딥러닝을 Q-learning에 접목한 방식으로, 상태-행동 가치 함수를 신경망이 근사합니다. 알파고나 다양한 게임 AI에서 활용된 방식입니다.
이러한 알고리즘들은 단순한 게임부터 복잡한 실세계 환경까지 다양하게 적용될 수 있으며, 각각의 특성에 따라 장단점이 존재합니다.
강화학습의 실제 사례: 알파고와 로봇 제어
이제 강화학습이 실제로 어떻게 활용되고 있는지 대표적인 사례를 통해 살펴보겠습니다.
● 알파고(AlphaGo)
딥마인드(DeepMind)가 개발한 알파고는 강화학습 기술의 결정체라고 할 수 있습니다. 바둑은 경우의 수가 무한에 가깝고, 규칙도 단순하지 않기 때문에 전통적인 알고리즘으로는 해결하기 매우 어려운 문제였습니다.
알파고는 다음과 같은 구조로 학습하였습니다:
처음에는 인간 기보 데이터를 통해 지도학습을 진행합니다.
이후 스스로 수백만 번의 바둑 대국을 반복하며 강화학습을 수행합니다.
정책망(policy network)과 가치망(value network)을 활용하여 최적의 수를 선택합니다.
몬테카를로 트리 탐색(MCTS) 알고리즘과 함께 사용되어 수를 예측하고 탐색합니다.
결국 알파고는 2016년 세계 최정상급 프로기사 이세돌 9단을 꺾으며, 인공지능의 가능성을 전 세계에 입증하였습니다. 이 사례는 강화학습이 고도로 복잡한 전략 게임에서도 인간을 능가할 수 있음을 보여준 상징적인 사건이었습니다.
● 로봇 제어 및 시뮬레이션
강화학습은 로봇에게 스스로 움직이는 방법을 학습시키는 데도 활용됩니다. 예를 들어, 로봇 팔이 특정 물체를 잡는 방법, 4족 보행 로봇이 넘어지지 않고 걷는 법, 드론이 장애물을 피하면서 비행하는 법 등을 학습할 수 있습니다.
실제 환경에서 바로 실험하면 위험하거나 비용이 높기 때문에, 대부분 시뮬레이션 환경에서 먼저 강화학습을 시킨 뒤 현실에 적용합니다. 대표적인 예로 OpenAI의 로봇 손이 주사위를 회전시키는 작업이나, Boston Dynamics의 로봇들이 균형을 잡으며 이동하는 것도 강화학습이 뒷받침된 결과입니다.
강화학습은 스스로 시행착오를 통해 더 나은 행동을 배우는, 매우 인간적인 학습 방식입니다. 에이전트가 환경과 상호작용하며 보상을 극대화하도록 학습하는 이 방식은, 기존의 지도학습·비지도학습과는 차별화된 강점을 가집니다.
알파고와 로봇 제어와 같은 실제 사례는 강화학습이 이론을 넘어 현실의 문제를 해결할 수 있다는 것을 입증하고 있습니다. 앞으로는 자율주행, 스마트 제조, 게임 개발, 금융 시스템 등 다양한 분야에서 강화학습 기반의 솔루션이 더욱 보편화될 것으로 기대됩니다.
강화학습의 원리를 이해하고 그 가능성을 살펴보는 일은, 앞으로 AI 기술이 어떻게 발전할지 예측하고 대비하는 데 큰 도움이 될 것입니다.